2012 <겨울 숲 속 아이들>



2012 겨울 숲 속 아이들_알림장.hwp


  조용하고 아담한 갈론마을이 발 구르는 소리, 웃는 소리, 함성 소리로 들썩입니다. 군자산과 옥녀봉 사이의 아름다운 아홉 골짜기 갈은동 구곡에서 잠자는 도롱뇽, 맹꽁이와 오소리, 고라니, 다람쥐들이 깜짝 놀라 내려왔지요. 갈론 산촌체험관 마당에서 아이들이 어미새끼, 여우놀이, 팔자놀이, 달팽이, 진치기로 재미있게 노는 것을 보았습니다. 체험관 큰방에서는 딱지치기, 칠교와 고누, 산가지와 실뜨기로 이야기 주머니가 주렁주렁 매달립니다.

  6학년 경미는 놀면서 몰랐던 자신의 재능을 찾았다고 합니다. 일곱 살 세혁이는 이제 총칼로 싸우는 놀이는 싫고 딱지치기, 꽃따기, 닭살이처럼 재미있는 놀이가 좋대요. 놀이를 모르는 친구들에게 잘 설명하는 기술도 익혔습니다. 세혁이가 친구들을 도와주고 양보하며 놀이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 ‘놀이’는 어린이가 스스로 배우며 자랄 수 있게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어른이 놀아봐도 그렇습니다. 즐겁고 개운하기가 놀이만한 게 없지요. 함께 놀아본 사람들끼리는 재미와 비례하는 우정이 싹틉니다. 추위, 허기, 고독, 실패와 두려움 모두 이겨내게 만들지요. 일찍 찾아온 겨울, 찬 숲에서 겨울을 이기며 다시 건강하게 피어오르는 새 봄이 될 아이들을 기다립니다.


  1. 언   제 : 2012년 12월 26일(수) ~ 30일(일), 4박5일

  2. 어디서 : 괴산군 칠성면 갈론 산촌체험관

  3. 누   가 : 여섯 살부터 열세 살까지 아이들 30명 안팎

  4. 무엇을 : 겨울놀이(안팎에서, 모둠끼리, 다함께), 갈론계곡 탐험, 옥녀봉 산행, 얼음미끄럼

                타기, 밤길 걷기, 보글보글, 장작놀이 ...

  5. 진   행 : 어린이문화 사과 교사, 자원교사 15명 안팎

  6. 준비물 : 두툼한 옷, 여벌옷, 씻을 도구, 손목시계, 연필, 수첩, 장갑, 운동화 두 켤레

  7. 참가비 : 40만원어치의 현물, 땀, 현금 그리고 5일치 쌀과 밑반찬

  8. 신   청 : 12월 8일까지 전화 접수 후 입금

               (신협 05029-12-006227, 농협 332-01-007996 어린이문화 사과)

  9. 만   남 : 12월 26일 낮 2시 괴산 군민회관(시외버스터미널 옆) 앞에서 만납니다.

10. 헤어짐 : 12월 30일 낮 2시 괴산도서관(경찰서 옆)

11. 물어볼 곳 : 043) 832-7984 새볕그림책도서관 / www.beyondy.net


2012년 11월 12일



2012 <겨울 숲 속 아이들>, 이렇게 오세요.


1. ‘새볕그림책도서관’은 문화예술교육단체인 ‘어린이문화 사과’가 만든 농촌 평생학습 공동체입니다. ‘어린이문화 사과’는 10년 넘게 ‘멀티미디어 동화창작교실’, ‘삶을 가꾸는 문화예술교육 - 요리교실, 바느질교실, 목공교실’, ‘연극만들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나를 돌보고 우리를 키워 왔습니다. 그리고 7년 전 괴산에 와서 달마다, 주마다 ‘신기 짧은학교’와 괴산 주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정규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새볕그림책도서관’은 어린 아기와 눈썹 흰 할머니와 외국에서 온 이주민들이 그림책을 읽으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배우고 함께 가꾸는 곳입니다. 그림책은 시각이 있으면 누구나 읽을 수 있어서 가장 단순한 삶의 가치를 깨닫고 느끼게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배우는 소중한 가치는 대부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고, 사람과 자연의 힘은 농촌에서 꽃피는 것이기에, 우리는 농촌의 삶을 귀하게 여깁니다.

3. 놀 거리 : 2012 <겨울 숲 속 아이들>에서는 만들고 겨루고 뛰고 흉내내고 노래하고 춤추며 배우고 익히고 다시 창조하며 놉니다. 깨진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나가 뛰어노는 개구쟁이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건강한 아이’의 상징이지요. 외톨이, 고집쟁이, 울보, 새침떼기도 놀면서 화나고 슬프고 억울한 마음을 날려 보내면 그 자리에 후련하고 신나고 당당한 마음이 저절로 들어옵니다.

4. 잠자는 곳 : 괴산군 칠성면 비학봉마을에서 운영하는 ‘갈론 산촌체험관’에서 머무릅니다. 갈은동구곡의 들머리에 있으며 동으로 비학산, 남으로 옥녀봉, 북으로 군자산 사이에 있는 갈론마을의 옛 분교를 개조한 곳입니다. 한겨울에도 졸졸 흐르는 맑은 계곡과 솔 향기 그윽한 숲, 새 소리 다람쥐 소리 메아리 소리 즐거운 산골에서 어른 아이 한데 어울려 평화롭고 정답게 지낼 것입니다.

5. 만나고 헤어짐 : 12월 26일 낮 2시 괴산군민회관 앞에 모여 인사하고 갈론으로 갑니다. 4박5일을 보내고 12월 30일 낮에 부모님이 오시면 괴산도서관에서 마친보람잔치(졸업식)를 하고 마칩니다. 마친보람잔치는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손수 만든 졸업장을 건네고, 캠프에서 만든 여러 가지를 펼쳐 보이며, 함께 지낸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입니다. 졸업식은 약 한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세 시 경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6. 참가비 : 사람과 자연에 기대서,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살겠다는 약속으로 2012 <겨울 숲 속 아이들> 참가비는 집에서 지은 농산물, 일터에서 만든 공산품, 품앗이와 현금 가운데 어떤 것이든, 혹은 섞어서 40만원 이상의 나눌 거리들을 받고 있습니다. 돈과 땀과 물건 사이에 어떤 차별도 두지 않습니다.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은 마음을 나누고 삶을 나누는 연습일 뿐만 아니라 좋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저희는 믿습니다.

7. 핸드폰, 전자오락기, 참고서나 학습지, 만화책이나 잡지, 엠피쓰리 플레이어, 놀이카드, 건전지로 움직이는 장난감 따위 물건들이나 1000원이 넘는 용돈은 이 곳에 가져올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2012 <겨울 숲 속 아이들>에 참가하는 동안 자연과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온전한 몸과 맘으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자연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더불어 창조하는 삶을 향해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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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나의산에서 알림장.hwp

2012 여름 <나의 산에서>


동막골 계곡, 마을 상수원 입구에는 작년에 ‘동막골 프리덤’ 모둠 호섭, 휘중, 준영, 현택, 유진, 도원이가 수민 샘, 혜원 샘, 한울 샘과 만든 아름다운 돌탑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서서 나쁜 기운을 막아 달라는 바람이 그대로 이루어졌는지, 그 때 아이들이 놀던 터에는 그 억센 ‘억새’조차 더 자라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합니다, 여름이면 생각나는 <나의 산에서>. 쏟아지던 빗줄기와 구름 사이 반짝이던 햇살, 왕잠자리와 꽁지 파란 새들과 더불어 이번에는 6박7일을 함께 자고 먹고 노래하고 놀고요.

‘산에서 노는 즐거움’이 중심생각입니다. 숲에서 할 수 있는 자연놀이, 날랜 몸으로 뛰어 노는 전래놀이, 탐험놀이, 생각놀이와 창작놀이, 여러 놀이들이 있지만, 밥짓기 빨래하기 빨랫줄 걸기처럼 산에서 지내는 데 필요한 일들을 즐겁게 하는 것도 참 좋은 놀이입니다. 절반은 선생님들이 준비하고, 절반은 아이들이 만들어 갑니다. 동막골 계곡은 벌써부터 물을 모으고 아이들이 언제 오나 의논하고 있답니다.


 1. 언   제 : 2012년 7월 29일(일) ~ 8월 4일(토), 6박7일

 2. 어디서 : 괴산군 문광면 광덕리 동막골

 3. 누   가 : 여섯 살부터 열세 살까지 아이들 28명

 4. 무엇을 : 선택활동, 모둠활동, 자유활동, 숲운동회, 숲속전시회, 밤나무아래, ...

 5. 진   행 : 어린이문화 사과 교사, 자원교사 15명 안팎

 6. 준비물 : 여벌옷 두 벌, 긴 옷, 속옷 다섯 벌, 씻을 도구, 손목시계, 연필, 수첩,

              침낭, 아쿠아슈즈, 비옷, 손전등

 7. 참가비 : 40만원 이상의 현물, 땀, 현금 그리고 7일치 쌀과 밑반찬

 8. 신   청 : 7월 21일까지 전화로 신청하고 입금

              신협 05029-12-006227, 농협 332-01-007996 어린이문화 사과

 9. 만   남 : 7월 29일 낮 2시 새볕그림책도서관에서 만납니다.

10. 헤어짐 : 8월 4일 저녁 6시 (낮 3시부터 가족, 동무와 함께 마친보람잔치를 합니다. 음식 한 가지씩 들고 오시면 함께 나눠 먹기 좋겠습니다.)

11. 물어볼 곳 : 043) 832-7984 새볕그림책도서관 / www.beyondy.net


2012년 7월 1일



2012 여름 <나의 산에서>, 이렇게 오세요.


1. ‘새볕그림책도서관’은 문화예술교육단체인 ‘어린이문화 사과’가 만든 농촌 평생학습 공동체입니다. ‘어린이문화 사과’는 10년동안 ‘멀티미디어 동화창작교실’, ‘삶을 가꾸는 문화예술교육 - 요리교실, 바느질교실, 목공교실’, ‘연극만들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나를 돌보고 우리를 키워 왔습니다. 그리고 7년 전 괴산에 와서 여러 캠프, 현장학습과 괴산 주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정규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새볕그림책도서관’은 어린 아기와 눈썹 흰 할머니와 외국에서 온 이주민들이 그림책을 읽으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배우고 함께 가꾸는 곳입니다. 그림책은 시각이 있으면 누구나 읽을 수 있어서 가장 단순한 삶의 가치를 깨닫고 느끼게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배우는 소중한 가치는 대부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고, 물질이 아닌 사람과 자연의 힘은 농촌에서 꽃피는 것이기에, 우리는 농촌의 삶을 귀하게 여깁니다.

3. 먹을거리 : 2012 여름 <나의 산에서>에서는 아침밥, 점심밥을 부엌 선생님이 해 주고 점심밥은 모둠끼리 지어 먹습니다. 밥 사이에는 간식을 먹습니다. 산에서는 특히 고기와 생선도 공들여 먹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쌀과 밑반찬을 넉넉하게 보태주세요. 공장에서 된 음식이나 화학조미료가 없는 반찬이면 좋겠지요. 쓰레기를 둘 곳이 없으니까, 비닐에 싸지 말고 통에 담아 보내주셔요. 통에는 이름을 써 주시고요.

4. 입을 옷 : 산 속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며 지내니 집에서보다 밤이 서늘할 것입니다. 침낭이나 얇은 이불을 보내 주세요. 해 진 뒤, 비오거나 바람 불 때 입을 긴 옷을 꼭 넣어 주세요. 평상복은 잘 마르는 기능성 티셔츠와 반바지면 비와 땀과 계곡물에 젖어도 걱정 없겠지요. 장화는 비올 때 좋지만 반드시 긴 양말이나 긴 바지와 함께 신어야 종아리에 상처가 나지 않습니다. 모든 옷가지에 이름을 꼭 적어 주세요.

5. 만나고 헤어짐 : 7월 29일 낮 2시 아이들이 새볕그림책도서관에 모이면 <나의 산에서>를 시작하고, 8월 4일 낮에 부모님이 오시면 마친보람잔치(졸업식)를 하고 마칩니다. 마친보람잔치는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손수 만든 졸업장을 건네고, 캠프에서 만든 여러 가지를 펼쳐 보이며, 함께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며 그동안 지낸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음식 한 가지씩 준비해 와 나눠먹으면 더 맛있고 정겨웁겠어요.

6. 참가비 : 사람과 자연에 기대서,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살겠다는 약속으로 <나의 산에서> 참가비는 집에서 지은 농산물, 일터에서 만든 공산품, 품앗이와 현금 가운데 어떤 것이든, 혹은 섞어서 40만원 이상의 나눌 거리들을 받고 있습니다. 돈과 땀과 물건 사이에 어떤 차별도 두지 않습니다.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은 마음을 나누고 삶을 나누는 연습일 뿐만 아니라 좋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저희는 믿습니다.

7. 핸드폰, 전자오락기, 참고서나 학습지, 만화책이나 잡지, 엠피쓰리 플레이어, 놀이카드, 건전지로 움직이는 장난감 따위 물건들이나 1000원이 넘는 용돈은 이곳에 가져올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나의 산에서>에 참가하는 동안 자연과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온전한 몸과 맘으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자연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더불어 창조하는 삶을 향해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2 여름 <나의 산에서> 가족 캠프


2012 <나의 산에서>를 마치고 가족과 함께 산에서 더 지내보고 싶은 아이들을 위해 가족 캠프를 준비했습니다. 마친보람잔치를 마치고 일주일동안 그리웠을 부모님을 만나 마음껏 이야기하고 오랜만에 부모님이 해 주시는 음식도 먹고요, 서로 보듬으며 작은 텐트에서 하룻밤 묵어 가시라고요.

마흔 명 넘는 사람들이 일주일 동안 지내고 난 뒤여서 자리가 어떨 지 모르겠습니다. 말끔하고 편리한 곳은 분명 아닐 테지요.

그러나 가꾸지 않은 자연 속에 어여쁜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을 길러 온 부모님들과, 그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가슴 속 깊이 담아둘 한여름 밤의 추억을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1. 언   제 : 2012년 8월 4일(토)~5일(일), 1박2일

 2. 어디서 : 괴산군 문광면 광덕리 동막골

 3. 누   가 : 2012 <나의 산에서>에 참가한 아이들 가운데 10가족

 4. 무엇을 : 가족 자유시간, 가족놀이 한마당, ...

 5. 진   행 : 어린이문화 사과 교사, 자원교사 10명 안팎

 6. 준비물 : 저녁식사용 음식, 여벌 옷과 개인 소지품 등

 7. 참가비 : 10만원 이상의 현물, 땀, 현금 그리고 2일치 쌀과 밑반찬

 8. 신   청 : 7월 21일까지 전화로 신청하고 입금

               신협 05029-12-006227, 농협 332-01-007996 어린이문화 사과

 9. 만   남 : 8월 4일 저녁 마친보람잔치가 끝난 뒤 시작

10. 헤어짐 : 8월 5일 낮 2시, 점심식사 마치고 헤어짐

11. 물어볼 곳 : 043) 832-7984 새볕그림책도서관 / www.beyondy.net


2012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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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겨울여행의 첫 번째 발자국을 무위사에서 찍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무위사 극락보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인사드린 뒤, 늠름한 대들보를 바라보고 기둥을 만져보았습니다. 극락보전 뒤쪽으로 예쁜 오솔길이 보이네요. 대나무와 동백나무가 푸르고 반짝이는 잎으로 아이들을 손짓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길로 들어갔어요.
반짝이는 오후의 햇살, 상쾌한 바람 한 줄기도 숲으로 따라 들어왔습니다. 대숲에 숨은 산적이었다가, 산적이 기다릴 걸 알면서 놀라는 나그네였다가, 사슴을 잡는 사냥꾼이었다가 사냥꾼의 총을 피해 달아나는 새끼 고라니가 되기도 하며 무위사 산책길을 다녀왔습니다. 숲에서 주운 대나무 막대기는 겨울여행 내내 우리들 지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강진군 성전면 영풍리 마을회관에 짐을 풀었습니다. 월출산 남쪽 월각산이 바라보이는 수암산 아랫자락에 자리잡은 마을입니다. 조형연 이장님은 회관 앞에서 우리를 맞이하시고 마을의 유래와 전설을 들려주셨습니다. 마을 뒷 산인 수암산 장수와 앞 산인 월각산 장수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데, 수암산 장수가 힘이 세서 산에 있는 바위를 모두 월각산 장수에게 던져 버려 수암산에 있던 바위가 모두 월각산으로 건너갔다고요.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 둑엔 팽나무를 죽 심어 마을 사람들의 평화와 건강을 기원했다는 말씀도 해 주셨습니다. 오백 년 넘은 팽나무는 보호수로 정해 관리한다고요. 신령님처럼 생긴 나무를 올려다보는 아이들의 눈 앞에 갑자기 까치들이 떼 지어 높이 날아오르네요.

선생님들이 저녁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여행계획을 짰습니다. 지도, 관광안내책자들, 참고도서를 살펴보며 가고싶은 곳, 하고싶은 일을 의논했어요. 이야기가 지루해진 재선, 도원, 예리는 거실에 나와 잡기놀이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술래는 잡고 술래 아닌 사람들은 '둠 따따 둠 따' 노래부르며 춤을 춰야 합니다. 까르르 웃음소리가 해 저문 시골 골목길에 흩어집니다. 
저녁 먹고 모두모임에서 여행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선생님들이 두 차례의 답사를 통해 구상한 계획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무얼까 궁금했지요. 강진에서는 대여섯 곳, 보길도에서는 윤선도의 흔적을 중심으로, 해남에서는 역시 땅끝과 몇몇 길목을 다녀보자 합니다. "보글보글도 해야잖아요", "목욕탕은 안 가요?" 하하. 꼭 선생님들 속마음을 환히 알고 있는 듯이 그렇게 묻습니다.

일주일 전 <겨울 숲 속 아이들> 이 너무 짧았는지, 일곱 명 중에 여섯 명이 '숲 속'에 왔던 아이들이라 그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집니다. 하루 종일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하네요. 열두시까지 노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간신히 자리에 눕혔습니다. 이장님은 두 시간이 머다하고 오셔서 화목보일러에 나무를 넣어주셨습니다. 방바닥이 뜨거우니 침낭은 아이들 발 밑에서 따로 잡니다.
멀리 왔다는 생각은 어른들만 하는 것인지, 아이들은 여기가 괴산인지 강진인지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바다보다 귤에 더 관심있고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느라 다른 건 보이지 않는가 봅니다. 적게 와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해요. 실컷 놀고 웃으며 잠든 아이들 얼굴을 바라보며 전깃불을 끕니다.

# 모바일로 사진 올리기가 잘 안되네요. 사진 몇 장을 
에 올려두었습니다. 주소를 복사한 뒤 주소창에 붙여넣고 확인해 보셔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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